무색(colorless), 무취(odorless), 무미(tasteless)의 방사능 가스이지만 전세계 어디에나 있을 수 있어서 죽음의 가스라고 불리는 게 있습니다. 바로 Radon인데요 (영어로는 ‘레이돈’이라고 발음합니다). 오늘은 라돈가스가 뭔지, 얼마나 위험한지, 수치가 얼마나 되어야 안전한건지, 그리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위험한 만큼 미국에서는 집을 구매할 때 라돈가스 테스트를 무조건적으로 하는 편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집을 구매해보셨던 적이 있으신 분들은 알고 계실꺼에요. 한국에서는 생소하실수도 있는데 한국도 라돈가스 안전국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알아가시면 좋을 것 같네요.
Radon 가스란?
먼저 라돈 가스가 뭔지 알아봐야겠죠. Radon 가스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방사성 기체입니다. 주로 땅 속에 있는 우라늄(Uranium)이 시간이 지나면서 방사성 붕괴로 라듐(Radium)을 생성합니다. 그리고 라듐은 또 시간이 지나면서 방사성 붕괴로 라돈(Radon) 가스를 만들게 되죠.

문제는 이 우라늄이 전세계 어디에나 소량으로라도 존재할 수 있다는게 문제입니다. 따라서 라듐과 라돈가스도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죠. 우라늄과 라듐은 땅 아래 암석이나 흙에 매우 낮은 농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소량으로 존재한다고 해도 일반적으론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습니다. 그치만 라돈가스는 다릅니다. 가스의 형태이고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라돈가스가 발생하는 곳은 축적이 되서 농도가 높아지기 쉽고, 농도가 높은 곳에 오래 있으면 우라늄이나 라듐에 비해 굉장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Radon 가스가 위험한 이유
무엇보다 Radon 가스가 위험한 이유는 무색(colorless), 무취(odorless), 무미(tasteless)라는 점입니다. 색깔이라도 있거나 냄새라도 나거나, 뭔가 맛이라도 느껴지면 피하기 쉬울텐데 라돈가스는 아무런 색도 없고, 아무런 냄새도 안나고,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아서 인지조차 할 수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미리미리 측정을 해보고 필요하면 라돈가스를 모아서 배출시키는 저감 장치를 설치해야 하죠.
위험한 이유 1: 무색(colorless), 무취(odorless), 무미(tasteless)
그리고 라돈가스가 위험한 이유는 우라늄과 라듐에서 만들어진 만큼 1급 발암물질인 방사성 기체라는 점입니다. 라돈가스를 측정하는 단위로 “Bq/m³”를 많이 사용합니다. 베크럴(Bq)은 방사성 물질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국제 단위로 1초 동안 한개의 원자가 붕괴하는 양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미국에서는 “pCi/L”를 사용하는데 피코큐리(pCi) 역시 1리터의 공기 중에 얼마나 많은 방사능 붕괴가 일어나는지를 나타냅니다. 둘 다 방사능을 측정하는 단위인거죠.
위험한 이유 2: 1급 발암물질인 방사성 기체
또 한가지 라돈가스가 위험한 이유는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날아가지 않고 공기중에 축적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실내에서는 특히 더 위험할 수 있겠죠. 그래서 되도록 환기를 자주 시켜줘야 합니다. 그리고 라돈가스는 물에도 녹을 수 있어서 지하수를 통해서도 집안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위험한 이유 3: 실내에서 축적되기 쉽다
Radon 가스는 얼마나 위험한가?

그럼 라돈가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숫자들을 가지고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 EPA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는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라돈 가스에 의한 폐암으로 사망한다고 합니다. 폐암 사망자의 첫번째 원인은 당연히 흡연이지만 바로 그 다음으로 많은 원인이 라돈 가스라고 합니다.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 중 10% 이상이 라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폐암의 3번째로 많은 원인이 간접흡연인데 라돈 가스에 의한 폐암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리고 가끔 평생 담배를 한번도 안 펴본 비흡연자가 폐암으로 죽는 경우도 들어보셨죠. 이런 비흡연자 중 폐암으로 사망하는 첫번째 원인이 바로 라돈 가스입니다.
당연하겠지만 같은 라돈 가스에 노출되었을 때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10배나 올라간다고 하네요. 그리고 믿기지 않지만 미국에서 15개의 집 중에 1개는 높은 라돈 수치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 만큼 흔하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4.0 pCi/L(피코큐리/리터)를 기준으로 삼아서 이것보다 라돈 수치가 높으면 집에 당장 라돈 저감 장치를 설치하는 걸 추천합니다. 항상 라돈수치를 4.0 pCi/L 보다는 낮게 유지하는 걸 권장하는 거죠. 미국이 기준으로 삼는 4.0 pCi/L가 그렇게 낮은 수치는 아닙니다. 좀 더 와 닿게 설명해보자면 4.0 pCi/L에 해당하는 라돈 수치는 매일 담배 8개피를 피는 것과 같습니다. 상당하지 않나요? 그리고 1년에 가슴 엑스레이를 200번 찍는 것과 비슷한 방사능 수치라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1년에 엑스레이를 4~5번 이상 찍지 말라고 권장하는데 200번이면 이것 또한 엄청난 수치죠.

그래서 WHO에서는 조금 더 낮은 수치를 기준으로 합니다. WHO에서는 100 Bq/m³ (베크렐/입방미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pCi/L로 환산하면 약 2.7 pCi/L에 해당하는 수치라서 미국의 기준보다 많이 낮은 편이죠. 아직까지는 라돈 가스의 안전 수치에 대해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없어서 국가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합니다. 한국에서는 다용도 시설에서는 148 Bq/m³ (약 4.0 pCi/L), 새 아파트에서는 200 Bq/m³ (약 5.4 pCi/L)을 기준으로 합니다. 미국과 비슷한 것 같네요.
1 pCi/L = 37 Bq/m³
또 EPA에서는 라돈 가스가 비흡연자에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음과 같이 보여줍니다. 미국의 라돈 안전 수치인 4 pCi/L 같은 경우엔 1,000명 중 7명이나 폐암에 걸릴 수 있는 수치이고, 자동차 사고에 의해서 사망할 수 있는 위험보다 높다고 하네요. 그리고 20 pCi/L가 되면 1,000명 무려 36명이 폐암에 걸릴 수 있고, 익사로 사망할 위험보다 35배 높다고 합니다. 이건 비흡연자인 경우를 가정한 거라서 흡연자라면 대략 10배 이상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미국의 Radon 수치

미국의 Radon 수치를 지도로 살펴보면 남부보다는 북부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뉴저지의 지도를 보면 북부 중에서도 서북부쪽이 조금 높은 것 같습니다. 이런 map은 예상치를 나타내는 것일 뿐 정확한 수치는 집집마다 다를 수 있어서 직접 측정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세계의 Radon 수치
2006년에 실내 라돈 지수를 측정한 자료를 보면 멕시코와 스웨덴, 헝가리 같은 지역이 빨간색으로 좋지 않은 곳으로 나오네요. 그리고 호주, 일본 같은 나라는 초록색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입니다.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중국은 연두색으로 그 다음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한국이 오렌지색인걸 볼 수 있는데 미국보다 평균적으로는 라돈가스 수치가 높은 걸로 나오네요.

한국의 Radon 수치
미국에서는 라돈 가스에 대한 위험성을 많이 알리고 있고, 집을 구매할 때도 라돈가스 테스트는 필수입니다. 하지만 한국에 살 때는 라돈 가스에 대해서 잘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은 라돈 가스가 상대적으로 적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까 그렇지 않더라구요. 좀 전에 본 세계 실내 라돈 수치 지도에서도 보셨지만, 2010년 WHO에서 발표한 실내공기질 가이드라인에서 29개 국가와 비교한 결과, 한국의 라돈 가스 수치는 세계 2위 수준에 해당할 정도로 좋지 못했다고 합니다. 특히 강원도 내에 77개 초등학교의 연평균 라돈 검출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도 라돈 가스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전체적인 수치를 낮출 수 있는 법률이 생기면 좋겠네요.

Radon 테스트
한국에서도 건강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집을 살 때 라돈 가스 테스트를 따로 진행하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반면에 미국에서는 집을 구매하기 전에 inspection이라고 하는, 고쳐야할 게 있는지 하자는 없는지, 집을 전체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대부분 라돈 가스 테스트를 필수적으로 진행합니다. 미국 환경보호청 EPA에서도 집 팔거나 살 때 전문가에게 라돈 테스트를 의뢰하는 걸 권장합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대부분 라돈 테스트 결과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집을 파는 사람도 팔기 전에 미리 라돈 테스트를 해 놓으면 좋겠죠. 그리고 집을 사려는 사람도 만약 inspection 과정에 라돈 테스트가 빠져있으면 추가로 요청하시는 게 좋습니다.
라돈 테스트는 단기 테스트와 장기 테스트가 있습니다. 테스트 키트를 집에서 가장 낮은 층에 두고 단기 테스트는 최소 48시간(2틀)을 노출시키고, 장기 테스트는 3개월 동안 노출시키고 있다가 밀봉해서 실험실로 보내면 실험실에서 키트를 검사한 다음 라돈 수치를 서류로 보내주는 식으로 테스트가 이루어집니다. 집을 구매할 때는 시간 제약 때문에 장기 테스트를 할 순 없으니까 대부분 단기 테스트로 검사합니다. Amazon에서 다음과 같이 직접 해볼 수 있는 테스트 키트를 팔긴 하는데, 키트가 불량이거나 테스트가 제대로 안되거나 실험실로 보낼 때 문제가 발생하면 테스트한 시간을 버릴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라돈 수치를 모르시는 경우에 싸게 테스트해보고 싶을 때 한번쯤 해보시는 건 좋겠네요. 이렇게 직접 테스트하는 방법은 실험실로 보내서 서류를 받는데까지 보통 $30~$40 정도면 테스트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직접 테스트하는 방법은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시간이 낭비될 수 있어서 보통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걸 추천합니다. 뉴저지주나 팬실베니아주에서는 라돈 테스트에 대략적으로 $125정도가 들어간다고 하네요.

뉴저지 주에서 인정한 라돈 테스트 업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바로 아래에서 PDF로 다운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소개해 드리는 제품들 링크도 확인해주세요.
만약 이렇게 1회성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라돈 가스가 얼마나 나오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요? 그럴 때는 이렇게 라돈 수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측정기를 설치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Radon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CO2)와 휘발성 유해가스(VOC)도 측정할 수 있고, 추가로 온도나 습도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공기질을 측정하는 모니터링 장치를 사실 때는 인터넷이나 앱으로도 확인할 수 있으면 더 좋겠죠. 자주 확인하면서 특정 수치 이상으로 올라가면 집안 전체적으로 환기를 해주시는게 좋습니다.

Radon 저감 장치
만약 라돈 테스트를 했는데 안전 기준치인 4.0 pCi/L보다 수치가 높게 나온 경우엔 어떻게 할까요? 이때에는 집에 Radon Mitigation System 또는 Radon Reduction System이라고 하는 라돈 저감 시스템을 설치해야 합니다. 라돈 가스는 다음과 같이 여러가지 다양한 경로로 집 안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암석과 흙에서 발생하는 라돈 가스는 하수처리 시설을 통해서도 들어오고, 집 벽과 바닥에 난 미세한 크렉을 통해서도 들어올 수 있고, 공기 중으로 창문을 통해서도 들어올 수 있죠. 집을 만들 때 사용된 건축 자제 자체에 라돈이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이긴 하지만 5% 정도는 지하수나 상수처리 시설을 통해서도 들어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파트의 고층에 살아도 라돈 가스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경로로 들어오는 라돈 가스를 전부 막을 수도 없고 전세계 어디에서도 라돈 수치를 0으로 낮추는 건 불가능 합니다. 그래도 기준치보다 높은 경우엔 최대한 줄여야하겠죠.
보통 라돈 저감 시스템을 다음과 같이 동작합니다. 집 바닥에 구멍을 뚫고 땅 속에 있는 라돈 가스를 최대한 흡입해서 그걸 PVC 파이프를 통해 집 천장이나 집 외벽으로 빼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집 외벽에 이런 게 달려있거나 지하실에 U자 모양의 마노미터 또는 라돈 모니터가 있다면 이미 라돈 저감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작년에 집을 보러다니면서 몇개의 집에서 이런 라돈 저감 장치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라돈 가스에 대해서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리얼터에게 라돈 저감 시스템이 있는 집은 안 좋은 거 아니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오히려 반대라고 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라돈 가스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라돈 저감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는 말은 라돈 가스 테스트도 되어 있고, 저감 장치가 있는 만큼 최소한 집 안에는 기준치 이상의 라돈 가스는 없을거라는 뜻이기 때문에 오히려 좋아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다른 조건들이 같다면, 라돈 저감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는 집이 집값도 더 높을 수 있다고 해요.
오늘은 한국에서는 생소할 수도 있는 라돈 가스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라돈 가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얼마나 위험한지, 어떻게 하면 위험을 피할 수 있는지도 말씀드렸습니다. 미국에서 집을 구매할 계획이시라면 반드시 라돈 테스트해보시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나무와 숲이 많은 미국에서 산책을 하거나 캠핑 또는 하이킹을 할 때 주의하셔야할 게 있습니다. 바로 Tick이라고 하는 진드기인데요. 조심해야 하는 이유와 예방법이 알고 싶으시다면 바로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LIFE in U.S. 리피너스였습니다.
Li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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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JDEP – Approved Radon Testing Firms (3/2024)